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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6화 소복의 여인
그녀는 바로 소복의 여인이었다.
소복의 여인은 등장하자마자 생명법칙에 시선을 두고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표정은 평온했지만, 진한 살기를 풍겨내고 있었다.
“본녀의 심기를 건드리다니… 도대체 이런 용기는 어디서 나온 거지?” “…….”
소복의 여인을 마주한 생명법칙은 얼굴에 만연하던 미소는 온데간데없이 입술이 바짝 마르기 시작했다.
“청아!”
이때, 반대편에 있던 엽현이 억울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이거 봐! 내 육신이 날아가 버렸어!” 엽현은 울상을 한 채 소복의 여인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에 소복의 여인이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영혼만 남은 엽현의 모습을 확인한 순간, 그녀의 표정이 서서히 흉악하게 일그러졌다.
“누가… 감히 누가!”
그녀의 검이 검집을 빠져나온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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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 오픈홀덤
날카로운 검명이 우주 전역에 울려 퍼졌다. 뒤이어, 성역 전체에 균열이 일기 시작하더니, 단숨에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이내, 신정성역 뿐 아니라, 근방에 있는 성역들까지 모두 붕괴돼 한 편의 거대한 흑동을 만들어 냈다.
검을 뽑은 것만으로도 우주 하나가 날아가 버린 것이다!
이때, 엄청난 숫자의 검광이 종횡무진, 우주 공간 전역을 관통하기 시작했다.
이 검광에 우주신정 무인들이 그대로 폭사해 죽어 나갔다. 설령 멸범경 강자라 할지라도 개미처럼 죽어 나가긴 마찬가지였다.
한편, 엽현을 위해 싸우고 있던 무인들 또한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검광은 피아를 구분하지 않고 살아있는 생명체라면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퍼부었던 것이다!
이때, 여인이 날아오는 검광을 향해 창을 내질렀다.
하지만 그녀의 창은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가루로 변하고 말았다.
이에 여인이 다급히 한 발을 내딛으며 재차 손을 뻗었다. 순간, 신비한 기운이 그녀의 주변을 보호하듯 에워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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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신역 또한 한순간도 버티지 못하고 소멸하고 말았다.
더 이상 방어할 것이 사라진 이때, 무수히 많은 검기가 여인 등을 향해 소나기처럼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눈앞으로 날아오는 검기를 바라보며 여인은 표현할 수 없는 무력감을 느꼈다.
그녀의 실력으로도 이 검기를 막는 것은 불가능했다.
청아라는 세이프파워볼 여인의 실력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강력했던 것이다!
바로 이때, 엽현이 여인 앞에 나타났다. 순간, 흉흉하게 날아들던 검기들이 엽현의 몸으로부터 한 치가량을 남긴 채 전부 허공에 멈춰 섰다.
이 모습을 보자, 엽현을 포함한 모든 무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검기가 멈추지 않았더라면, 이 자리의 있는 모두가 피투성이가 되어 죽었을 상황이었다.
엽현 역시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상태였다. 지금의 영혼체 상태로는 말할 것도 없고, 원래의 육신에 전신갑까지 걸쳤더라도 청아의 검기를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게다가 이는 파워볼사이트 그냥도 아닌 청아의 분노가 깃든 검기가 아니던가!
그녀가 진심으로 펼친 검기를 막아 낼 수 있는 자가 세상에 몇이나 될까?
이때, 소복의 여인이 엽현 앞에 파워볼게임사이트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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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가볍게 소매를 펄럭이자, 공간을 난도질하던 검기들이 거짓말처럼 눈앞에서 사라졌다. 이에 살아남은 이들은 안도하며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청아의 검은 신정성역을 포함한 주변 우주를 모두 파괴할 기세였다.
만약 중간에 멈추지 않았더라면, 이쪽 우주는 완전히 사라져버리고 말았으리라!
이때, 도가 소복의 여인을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미쳤어!? 이젠 적하고 아군하고 분간조차 못 하는 거야!?” 이에 소복의 여인이 차가운 눈초리로 도를 쳐다보았다.
“그러게… 검을 팽개치고 권이나 수련하고 있었으니… 네 꼬락서니를 봐라. 지금 네가 얼마나 약한 줄 알고 있나?” “…….”
도는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상대의 말이 전적으로 옳았기 때문이었다.
사실, 그녀 스스로도 당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었다.
만약, 엽현이 살아있다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십만 년도 넘는 세월을 허무하게 보내지 않았을 텐데.
그리고 그 시간에 검도를 정진했더라면 아무 문제 없이 엽현을 지켜낼 수 있었을 텐데.
소복의 여인은 더 이상 도를 상관하지 않고 엽현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래서, 누구라고?”
엽현이 기다렸다는 듯 손가락으로 저 멀리 있는 생명법칙을 가리켰다.
“저 여자야! 저 여자가 날 이 꼴로 만들었어!” 여인이 생명법칙을 응시하자, 생명법칙의 눈빛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생명법칙은 이미 눈앞의 여인이 자신을 포함해 무수히 많은 법칙을 거스른 장본인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소복의 여인에 대한 생명법칙의 경계심은 극에 달한 상태였다.
‘둘째’가 당분간 현신하지 말라고 엄명을 내린 것도 모두 이 여인을 마주치지 않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습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고작 인간 따위에게 분신이 파괴당한 것이 너무나도 분했기 때문이었다.
우주를 주관하는 법칙인 자신이 인간에게 치욕을 당한 것은 도무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본체로 현신한 순간, 이 여인이 눈앞에 나타날 것이라고는 생명법칙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어쩌면 처음부터 자신이 움직이기만을 기다렸던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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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소복의 여인이 생명법칙 앞에 멈춰 섰다.
이에 생명법칙은 생각을 접어두고서 웃으며 말을 건넸다.
“둘째 언니가 너와 마주치지 말라고 그렇게 신신당부를 했었는데… 글쎄, 그만한 실력이 되는지 궁금한걸?” 말을 마친 생명법칙이 가볍게 주먹을 쥐었다. 순간, 강대한 기운이 그녀의 손바닥 안에 빠르게 응집됐다. 이와 함께, 주변의 공간이 마구 들끓기 시작했다.
이를 보자, 소복의 여인의 입가에 시큰둥한 기색이 스치듯 지나갔다.
“네까짓 게?”
음성이 떨어진 순간, 그녀의 검이 검 자루를 빠져나왔다.
쉭-!
눈 깜짝할 사이, 여인의 검 끝은 이미 생명법칙의 미간을 꿰뚫은 상태였다.
이를 보자, 장내 무인들의 눈의 휘둥그레졌다.
생명법칙 또한 마찬가지였다.
여인이 검을 뽑는 순간, 생명법칙은 이미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출수하려는 찰나, 검은 이미 자신의 미간 사이를 꿰뚫고 들어왔다.
‘실력 차이가… 이렇게나 크단 말인가…….’ 순간, 생명법칙은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해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한편, 지켜보던 엽현 또한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청아가 이렇게나 강했다니…….’ 강한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우주법칙을 상대로 이렇게 간단히 제압할 정도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이 차이는 실로 어른과 갓난아이의 싸움이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사실 엽현은 두 여인의 대결을 지켜보면서 청아로부터 무언가 배워볼 심산이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단 일 초 만에 모든 게 끝났으니 배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이 시점에서 가장 황당한 것은 역시나 당사자인 생명법칙이었다.
그녀가 보기에 소복의 여인과 자신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는 크나큰 착각임이 드러난 것이다!
한쪽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도는 다소 복잡한 심경이었다.
과연 자신들 중 가장 강한 천명다웠다.
이때, 소복의 여인이 생명법칙을 향해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다.
“너… 내가 얼마나 강한 줄 알고 겁도 없이 덤빈 거냐?” 순간, 장내의 모든 무인이 소복의 여인을 마치 괴물 보듯 쳐다보았다.
우주의 생명을 주관하는 생명법칙을 저렇게 어린아이 대하듯 하는 게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이란 말인가!
하지만 이곳에 있는 무인들은 똑똑히 보았다.
생명법칙이 여인의 단 일 초식조차 막아내지 못한 모습을.
생명법칙을 이렇게 간단히 제압하는 저 여인의 실력은 도대체 어느 정도일까?
생명법칙은 미간에 검이 꽂힌 채로 눈앞의 여인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이러는 와중에도 그녀의 몸 안에서는 생명지력이 계속해서 상처가 난 쪽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아무리 생명의 원천인 생명지력이라 할지라도, 검에 꿰뚫린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소복의 여인이 만들어 놓은 상처는 비단 생명법칙 뿐 아니라, 그 어떤 우주법칙도 회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때, 소복의 여인이 생명법칙을 향해 짧게 외쳤다.
“다른 놈들을 데려와!”
“…….”
“귀가 먹은 게냐? 가서 그 쓰레기 같은 우주법칙들을 다 불러오란 말이다!” 생명법칙은 말이 없었다. 하지만 표정과는 달리 그녀가 느끼는 두려움은 극에 달해 있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녀에게 두려움이란 걸 심어 준 존재는 단 셋뿐이었다.
첫째는 바로 자신의 주인이자 우주신정의 창시자인 엽신(葉神).
엽신에게 느끼는 감정은 두려움이 반, 존경심이 반이었다.
두 번째는 바로 우주법칙들의 ‘둘째’였다.
그리고 세 번째로 그녀에게 공포를 느끼게 한 것은 바로 눈앞에 있는 소복의 여인이었다.
이때, 소복의 여인이 생명법칙을 똑바로 쳐다보며 물었다.

“불러오기 싫은 건가?”
생명법칙이 문득 고개를 들어 성공 깊은 곳을 응시했다.
하지만, 그곳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생명법칙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이었다.
눈앞의 여인은 자신의 주인에 버금가는 강자였다.
혼자서 이런 여인을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생명법칙은 자신에게 남은 선택지가 하나뿐임을 알아차렸다.
그것은 바로 ‘죽음’이었다.
이때, 생명법칙이 문득 엽현을 향해 웃으며 말을 걸었다.
“우리가 왜 널 죽이려 했는지 알고 있느냐?” 엽현이 고개를 저으며 되물었다.
“그건 알고 싶지 않으니까, 목소도를 되살릴 방법이나 말해! 너는 생명법칙이니 분명 무슨 방법이 있다고 본다. 그렇지 않나?” 엽현이 반쯤 확신에 차서 말하는 이유는 앞서 죽었던 불사노인이 부활한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정황상 그의 부활은 생명법칙과 관련이 있을 터!

만약 불사노인을 살린 것이 생명법칙이라면 목소도를 살리는 것 또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엽현의 물음에 생명법칙이 웃으며 대답했다.
“되살리는 건 가능하다.”
이 말에 엽현이 황급히 생명법칙 앞으로 다가왔다.
“그럼 빨리 살려내! 어서!”
“후후, 그 전에 날 살려준다고 약속해라.” 생명법칙의 제안에 엽현이 생각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그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약속한다! 목소도를 살려주면 널 죽이지 않겠다!” 이때, 생명법칙의 미소가 점점 옅어졌다.
그녀는 한참 동안 말없이 엽현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마침내 입을 열었다.
“아직 기억해? 주인조차 신경 쓰지 않던 그때 그 작은 아이를…….” 생명법칙의 뜬금없는 소리에 엽현이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러자 그의 머릿속에서 하나의 장면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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