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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화 그 길 말고는 없다 부작용이었다.
게다가 이번엔 하나가 아니었다.
무적금신을 펼친 것만 해도 대가를 지불해야만 했는데, 거기에 제신황혼까지 사용했으니, 엽현이 받을 고통은 두 배, 아니 그 이상이 될 수밖에 없던 것이다.
실로 난생처음 겪어보는 지독한 통증이었다.
이 순간, 엽현은 차라리 기절이라도 했으면 하는 소망뿐이었다.
게다가 이번에 가해진 고통은 비단 육신뿐만 아니라, 정신 그리고 영혼에까지 가해졌으니, 그야말로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엽현이 쓰러지자 곁에 있던 독고훤이 재빨리 달려와 그를 품에 안았다. 고통에 괴로워하는 엽현을 보자 그녀는 도저히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빚.
엽현과 엽령의 앞에서 그녀는 그저 큰 빚을 진 죄인일 뿐이었다. 자식을 버리고 간 부모가 그 무엇으로 용서받을 수 있겠는가?세이프파워볼
게다가 세월이 지난 지금, 두 남매는 자신의 핏줄을 이어받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또다시 고통을 당하게 되었다.
바닥에 나란히 누워있는 엽현 남매를 보며 그녀는 숨죽여 울었다. 소리 내어 울 자격조차 없는 어미는 그렇게 다시 한번 아이들을 품에 안게 되었다.

별들이 끝없이 펼쳐진 어느 성공(星空), 하얀 소복차림의 여인 하나가 별빛을 따라 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윽고 그녀는 칠흑과 같이 어두운 땅에 들어섰다.
무표정한 얼굴로 나아가던 그녀의 발걸음이 어느 순간 멈췄다.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평범하게 생긴 문.
공중에 잠잠히 부유해 있는 문 위에 한 글자가 새겨져 있다.
도(道).
그녀가 막 문지방 앞에 섰을 때, 안쪽에서 음성이 전해졌다.
“멈추어라.” 여인이 동작을 멈추고 문을 바라보자, 다시 한번 기이한 음성이 들려왔다.
“범인(凡人)의 몸으로 이곳에 찾아오다니……. 참으로 불가사의하구나…….” 이번에는 소복녀가 대꾸했다.
“끝도 없이 펼쳐진 우주를 가로지르며,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기인을 만나 보았소. 말해 보시오. 정녕 이 우주에 끝이 존재하는 것이오?” “그것을 알기 위해선… 오유계로 가야 한다.” 여인이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아니오. 아직 할 일이 남아있소.” “만약 네 마음속에 남은 집착을 벗어 던질 수만 있다면, 네가 속한 세계를 넘어, 더 큰 도를 얻을 수 있을 것을…….” 여인이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대의……, 장생……. 이런 것들은 결국 머리털 한 올의 가치도 없는 것이오.” “…….”파워볼사이트
여인이 뒤로 돌아서서 떠나려는 순간, 뭔가 생각난 듯 오른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한 줄기 신비한 검광이 문 앞에 둥실 떠올랐다.
여인이 천천히 걸음을 옮기자 멀리서 누군가의 희미한 음성이 그녀의 귓가에 닿았다.
검은 땅을 빠져나온 여인이 멀리 무수한 별빛들을 바라보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두 개의 분신이 사라졌다……. 필시 너와 관련 있는 것이겠지……. 도대체 어디 있는 게냐… 이제 곧 내 경지를 억누르는 것도 힘들어질 텐데…….” 그렇게 여인은 왔을 때처럼 소리소문없이 광활한 우주 속으로 사라졌다.

무간연옥, 팔 층.
정신을 차린 엽현은 머리가 깨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동시에 누가 납이라도 달아 넣은 듯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
“깨어났느냐?” 독고훤, 어머니의 목소리였다.
엽현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겨우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의 시선은 곧장 독고훤의 품 안에 있는 엽령에게로 향했다.
“아직 깨어나지 않은 건가요?” “여전히 잠들어 있는 상태다. 하지만 별일은 없을 게다.” 엽현이 엽령에게 다가와 가볍게 끌어안았다.
“미안해… 오빠가 미안해…….” 죄책감.
엽현은 엽령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볼 수조차 없었다.
엽령은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고초를 겪으며 자라왔다. 엽현은 이러한 상황을 막을 수 없던 자신에 무능함에 대해 큰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때, 독고훤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 이미 그 물건을 네 것으로 만들었더냐?”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탑은 이미 저를 주인으로 인식하고 있어요.” “…….”파워볼게임사이트
“왜 그렇게 보세요?” 독고훤이 근심 어린 표정을 짓자 엽현이 물었다.
“네가 그 물건을 가지고 있는 것이 복인지 화인지 알 수가 없구나…….” “혹시 탑의 내력에 대해 아시는 게 있나요?” 독고훤이 고개를 저었다.
“나 역시 아주 우연히 얻은 것이라…….” 그녀가 말끝을 흐리자 엽현 역시 더이상 탑에 대해 질문하지 않았다.
잠시 후, 독고훤이 다시 말을 꺼냈다.
“사실 그 물건이 독고가에 남아있지 않았던 것은 오히려 독고가에게 행운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독고가는 이미 수많은 강자들에 의해 멸망을 당하고도 남았겠지.” 엽현이 고개를 흔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 역시 천녀가 아니었더라면 죽어도 벌써 몇 차례는 죽었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 물건은 애당초 자신과 같이 평범한 사람의 손에 들어가선 안 되는 것이었다.
“그도 그렇겠네요. 저 역시…….” “쉿…….”
독고훤이 말을 끊으며 위쪽을 바라보았다.
“그들이 왔다.” 그녀의 말대로 여러 개의 강력한 기운이 위쪽에서 느껴졌다.
순간, 엽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아직 부상이 채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이때, 엽현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혹시 지하 구 층으로 가면…….” “그건 안 돼!” 뜻밖에 독고훤이 큰 소리로 말하자 엽현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왜 안 된다는 거죠?” “그쪽은 금단의 땅으로 구분된단다. 설령 삼대세가 중의 최강자라 할지라도 함부로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다.” “…뭐가 있는지 혹시 아시나요?” “그건 나 역시 알지 못한단다. 하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연옥의 구 층은 매우 위험한 곳으로 분류되어 절대 접근을 막아 왔단다.” “이제 와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지금 지상 위로 올라가면 반드시 죽어요. 아래쪽에 뭐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앉아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어요?” “…….”
“같이 내려가요.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독고훤이 고민 끝에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엽현이 곧장 엽령을 들쳐업고 신속하게 아래쪽 계단으로 향했다. 독고훤 역시 다소 근심 어린 표정을 지으며 그의 뒤를 따랐다.
조심스레 구 층에 도착한 뒤, 엽현과 독고훤은 다소 기이함을 느꼈다. 수감자들이 있던 다른 층과는 달리 구 층 전체가 텅텅 비어있던 것이다.
엽현이 불현듯 한쪽 구석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쉽게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요수가 자리 잡고 있었다. 작은 강아지의 형상에 두 개의 꼬리를 가진 요수는 시원한 바닥에 엎드려 코를 골며 잠이 든 상태였다.
한눈에 봐도 쓰다듬어 주고 싶은 귀여운 요수였다.파워볼실시간
하지만 엽현과 독고훤은 결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무간연옥, 그것도 상대적으로 가장 마지막 층에 갇힌 존재가 어찌 귀엽기만 하겠는가.
[저놈이 여기 있었구나!] 계옥탑에서 흘러나오는 간자재의 목소리.
“뭐야, 혹시 아는 존재야?” [물론. 건들지 않는 게 신상에 좋을 게다.] “위험… 한 건가?” [밖에 있는 자들보다 훨씬 더 위험하지.] 그 말을 듣자 엽현이 황급히 독고훤을 이끌고 최대한 요수에게서 멀리 떨어졌다.
그리곤 커다란 자화정 한 개를 꺼내 미친 듯이 흡수하기 시작했다.
회복!
지금은 한시라도 빨리 몸을 정상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것만이 세 사람의 목숨을 보장할 수 있으리라!
한편 독고훤은 엽령을 안고서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엽현과 엽령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며, 그녀는 만족스런 미소를 머금었다.
무간연옥 팔 층.
장내에는 다섯 명의 무상지경 강자들이 모여 있었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자가 있었으니, 삼베옷을 입고 있는 노인이었다. 그의 손에는 검은 지팡이가 쥐어져 있었는데, 지팡이 머리 부근에 팔뚝만 한 굵기의 뱀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이 자가 바로 독고가의 전대 가주인 독고봉(獨孤封)이었다.
독고봉이 구 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향해 문득 시선을 돌렸다.
“아무래도 아래로 내려간 모양이군.” “만약 내려갔다면 이미 뼈도 추리지 못할 것입니다.” 뒤에 서 있던 한 노인의 말에 독고봉이 고개를 저었다.
“반드시 그러리란 법은 없지. 놈의 실력이 얼마나 대단하지?” “비록 외물(外物)의 힘을 빌리긴 했지만, 전투력 자체는 결코 무시할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검도 역시 상당한 경지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어린 나이에 그만한 성취를 이룬 것은 아마도 그 ‘물건’의 도움 때문이 아니었겠습니까?” 독고봉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물의 힘이 아니었더라면 결코 그런 성취를 얻지 못했겠지. 그러니… 보물은 반드시 우리 독고가 손에 들어와야 한다!” “헌데, 고가와 다른 몇몇 세가들은 이미 물건이 그의 몸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비록 지금은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는 있지만… 어쩐지 우리 독고가가 폭풍 속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예감이 듭니다.” 독고봉이 고개를 돌려 방금 말한 노인을 바라보았다.
“독고명(獨孤明), 말하고자 하는 저의가 무엇이냐?” 독고명이라 불린 노인이 주저하듯 대답했다.실시간파워볼
“제 생각엔 독고가는 여기서 한발 물러나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한발 물러나?” “그렇습니다. 들으셨다시피 엽현은 결코 만만한 놈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출수한다면 분명 어느 정도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때 지켜보고 있던 다른 세력들이 나타난다면 다 잡은 물고기를 넘겨주는 꼴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반대로 우리가 잠시 물러나서 숨을 죽이고 있으면, 다른 자들이 먼저 미끼를 물것입니다. 우리는 그때를 틈타 보물을 취하면 되는 것입니다.” 독고봉이 탐탁지 않은 듯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안 된다. 만약 그러다가 보물이 다른 자의 손에 먼저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지 않느냐? 우리에겐 독고가의 핏줄에게서 물건을 되찾는다는 명분이 있다. 만약 여기서 물러나게 된다면 그 명분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되었다! 독고가는 결코 보물을 양보할 수 없다. 설령 막대한 피해를 입을 지라도 반드시 먼저 출수해야 한다!” 독고명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우리는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엽현은 어쨌든 반은 독고가의 피가 흐르는 자입니다. 게다가 자질마저 출중하니 이대로 좋은 대우를 약속하면서 집안에 들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흥! 집안에 들여? 놈이 장차 우리 등 뒤에 검을 박아 넣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단 말이냐? 앞으로 십 년만 지나도 독고가에는 놈보다 강한 자가 존재하지 않을 텐데, 그땐 무엇으로 상대한단 말이냐?” 독고봉이 재차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내가 그리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 남매와 훤이를 다시 독고가에 들인다면 고가에서 어찌 나올지는 뻔한 것 아니겠느냐? 그땐 어찌해야 한단 말이냐?” 잠시 침묵에 빠져 있던 독고명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반드시 죽이는 수밖에 없겠군요!” “그렇다! 그 길 말고는 없다!” 독고봉이 아래층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우선 여기서 기다리거라. 내가 먼저 확인해 보고 오겠다.” 그 말을 들은 독고명이 황급히 만류하려 하자 독고봉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걱정하지 말거라. 이 세상에 나를 붙잡아 둘 수 있는 존재는 몇 되지 않으니까!” 말을 마친 독고봉이 구 층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발을 디뎠다.”